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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이웃사람 (2012)



이웃사람 (2012)


감독    김휘

출연    김윤진 (송경희 역), 마동석 (안혁모 역), 천호진 (표종록 역), 김성균 (류승혁 역), 김새론 (유수연 / 원여선 역), 임하룡 (김상영 역), 장영남 (하태선 역), 도지한 (안상윤 역) 






  다들 아시다시피 강풀의 웹툰 <이웃사람>이 원작인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간략합니다. 열흘 마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를 근처의 이웃들이 으쌰으쌰해서 조지는 내용이죠. 그 안에는 가족극이 있고 서스팬스도 있고 스릴도 있고 눈물 겨운 신파코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풀식의 따뜻한 인간애와 유대가 이야기 바닥에 깔려있어, 훈내와 스릴을 둘 다 갖춘 유명 작품이죠.


  영화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충실하게 원작을 고대로 재연해놨습니다. 아마 영화 보기 전에, 복습하는 셈 치고 웹툰을 다시 본 관객들은 지루했을 겁니다. 똑같으니까요. 대사와 행동까지도 거의 비슷합니다. 하긴 감독 꼴리는 대로 각색했다가 엉망진창·무매력 영화가 되어버린 강우석의 <이끼> 꼴 나는 것보다야, 원작을 충실하게 재연하는 것이 나을지도요. 아니, 강우석까지 갈 필요도 없죠. 강풀 작품이 원작인 <아파트>도 같은 문제로 제대로 망했으니.


  헌데 이런 식의 재연은 재미가 없습니다. 초반 죽은 딸이 집으로 돌아오는 씬은, 만화에서는 적절하게 긴장감을 형성했지만 영상으로 옮겨진 결과물은 심심하죠. 이유는 만화 그 자체가 영화적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이런 부분이 꽤 많습니다. 유명 웹툰을 영화화하는 이유가 뭘까요. 검증된 작품성과 대중성 아닌가요. 이 웹툰을 본 사람만 고스란히 관객수로 넘어와도 손익분기점은 사뿐히 넘어요.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법은 곤란하죠. 웹툰을 본 사람은 무슨 재미로 영화를 보란 겁니까. 인물들이 가진 독창성과 작품에 깔려있는 유대감은 그대로 가져오되, 적어도 스릴과 서스팬스 코드는 영리하게 변형했어야 했습니다.


  또 이 영화가 잘못한 것이 있군요. 배우들입니다. 존재만으로 포스를 형성하는 천호진으로 시작해, 로스트의 주역 김윤진, <범죄와의 전쟁>에서 반짝반짝 빛났던 마동석과 김성균, <여행자>의 김새론까지. 연출자의 연기 지도를 무시했다더라도, '아- 그 배우라면 그래도 돼'라고 쉴드를 쳐줄만한 명배우들입니다. 헌데 이 영화에서 배우들은 딱 적당한 수준으로 제 몫만 하고 맙니다. "적당한 수준만 해도 되지!" 라고 반박한다면, 그러면 안 되는 작품입니다. 이웃들이 모두 으쌰으쌰해서 살인범 조지는 클라이막스가 제대로 살려면 이들은 훨씬 케미가 돋았어야 했습니다. 이건 명백한 연출자의 책임이에요. 말풍선에 묶여있는 대사와 배우들의 입에서 뱉어내는 대사는 엄연히 다릅니다. 또한 '다음 회'가 존재는 만화적 구조와 정해진 시간 안에 기승전결을 담아야하는 영화적 구조는 다르죠. 원작과는 다른 리듬을 구사했어야 했습니다. 


  가장 문제점은 원작에서 빛났던 캐릭터 아이디어를 쳐낸 것에 있습니다. 차갑고 치밀한 사이코패스였던  류승혁 캐릭터는 더럽게만 나옵니다. 원작에서 가장 패기 넘치던 가방 가게 주인은 그냥 오지랖 넓어 납치당한 늙은이로 나오고 맙니다. 특히 천호진이 연기하는 표종록 캐릭터가 가장 아쉽습니다. 원작에서의 엔딩을 그대로만 가져왔다면 훌륭했을 텐데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원작의 엔딩과 달라서 였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평타는 치는 작품입니다. 웹툰의 캐릭터와 배우들의 싱크로율이 워낙 좋고, 꽤나 충실하게 원작을 가져왔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손익분기점도 못 넘긴다면, 청소년 관람불가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19금 딱지가 붙어진 것을 보고 감독은 왜 OK를 했을까요. 별로 잔인하지도 않았어요. 수위를 줄여서라도 15세 관람가로 개봉했어야 했습니다. 


6.9 / 10


ps1. 마동석 캐릭터가 재미집니다. 관객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제 눈에는 장영남 밖에 안 보였어요. 저는 그 분 팬이라.

ps2. 강풀이 카메오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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