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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늑대아이 (2012)



늑대아이 (2012)
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The Wolf Children Ame and Yuki



감독    호소다 마모루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에 반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알고 봤더니 그 남자는 늑대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콩각지가 씌인 하나에게 그딴 건 아무것도 아니었죠. 둘은 아랑곳 않고 열심히 사랑합니다. 그리고 딸 유키와 아들 아메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꼴까닥 죽고 맙니다. 늑대인간과의 러브스토리일 줄 알았던 이 영화는, 두 늑대 아이들을 키워내는 엄마 이야기자 가족극이며 전체적으로는 세 인물의 성장 스토리로 탈바꿈합니다. 


  극장에서 이렇게 울어보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 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가 작정한 신파통속극이었다면, 이 영화는 아기자기한 일상 소동극 수준입니다. 강렬한 죽음도 없고, 불치병도 없고, 아프다고 징징되지도 않습니다. 12년이라는 시간을 담담하게 담아낼 뿐입니다. 절대 감정과잉이란 게 없어요. 그럼에도 수시로 눈물샘을 자극하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요.


  누군가에게는 스릴러 영화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정말이지 맹목적이다 싶을만큼 모성애적 희생이 강하거든요. 하지만 그건 감상 핀트가 어긋나서 그런 걸껍니다. 이 영화는 모성애적 희생을 강요하지도 설득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주인공은 자신을 둘러싼 그런 환경에 행복해보입니다엔딩에서, 늑대 울음 소리에 집중하려고 눈을 감고 귀를 귀울이는 하나의 모습은, 정말이지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자세가 아닐까요.  


  걱정되는 건 오히려 아메 쪽입니다. 저러다가 커서, 또 한 여자를 홀리고 사랑하게 되어 아이를 낳고선 꼴까닥 죽어버리면 어떡합니까.  


  어쨌건 간에, <업>을 잇는 아름답고 황홀한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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