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2012)

피에타 (2012) 

pieta 

감독      김기덕 

출연      조민수 (미선 역), 이정진 (강도 역)

   

  한 영화 저널리스트가 '무식한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패기 돋는 트윗을 날렸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재밌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명확한 대중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충무로에서 찍어내는 때깔 좋고 쉬운 영화는 아니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풀어내는 방식은 김기덕치곤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잔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채업자 강도(이정진 역)에게,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옵니다. 강도는 점점 그녀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는데, 점점 잔인한 결말이 그들의 숨통을 죄어 오죠. 

  깜짝 놀랄만큼 유치했던 몇몇 대사들만 아니었다면, 훨씬 재밌게 봤을 겁니다. 하긴 어떤 오그라듦에 예민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유치했겠지만, 자막으로 번역된 대사를 봐야하는 외국 관객들에게는 다른 정서적 효과를 불러 일으킬지도요. 몰입감은 좋은 편입니다. '어색하다'라는 평이 많은 이정진의 연기는 나름 괜찮게 보았고, 조민수의 연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이 새끼를 구원하소서'라는 영화 문구답게 종교적 냄새가 짙은 영화입니다. 극 중 주인공의 작명 의도라던지. 강도의 생일 케이크에 꽂혀져 있던 촛불의 개수라던지. 뭐 여튼 그런 식의 상징들은 개인적으로 유치했지만, 누군가는 포장되지 않은 날 것의 느낌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죠. 극 후반에서 인물들이 구원받는 방식은 꽤나 인상적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구원보다는 속죄겠지만, 여하튼 기이하면서도 강렬하였습니다. 

   황금사자상 수상 버프로 인해 꽤나 오랫동안 극장에 걸려 있겠군요. 이미 손익분기점은 넘었다고 합니다. 비주류 영화의 조용한 입소문을 타고 50만, 100만 관객을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앞으로는 이런 흥미로운 영화들을 계속 상업극장에서 봤으면 좋겠어요.

 8.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