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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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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전거 (2012) 아버지의 자전거 (2012) Mój rower 감독 피오트라 트자스칼스키 출연 미할 우르바니악 (할아버지 역), 아르투르 즈미예브스키 (아버지 역), 크시슈토프 호도로브스키 (아들 역) 솔직히 처음에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전 단지 야외상영장에서 하는 영화를 보고 싶었을 뿐이었어요. 4000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극장이라면, 관객 반응이 다이나믹해서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거든요. 프로그램 북에 소개되어있던 3줄 짜리 시놉시스도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을 뿐더러, 애초에 저는 조성희의 을 보고 싶었어요. 여튼 투덜투덜 거리며 영화를 봤는데, 기대 이상의 감동이었습니다. 재즈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할아버지와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아버지와 힙합을 즐겨 듣는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는 할아버지..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 (2012) 비스트 오브 더 서던 와일드 (2012) Beasts of the Southern Wild 감독 벤 젠틀린 출연 퀴벤자네 월리스 (허시퍼피 역), 드와이트 헨리 (윙크 역), 레비 이스털리 (진 배티스트 역), 로웰 랜디스 (왈루스 역), 파멜라 하퍼 (리틀 조 역) 내가 살고 있는 곳, '터전'에 관한 영화이자 어린 소녀의 성장담입니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남쪽 숲 속에 흑인 소녀 허쉬파피(퀴벤자네 월리스)와 그녀의 아버지가 살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성격은, 같이 살던 아내가 도망갈 정도로 어딘가 모가 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병들었고, 자신 없이 홀로 세상에 남겨질 허쉬파피를 위해 더욱 잔인하게 딸을 교육시킵니다. 제가 보기에 허쉬파피의 아버지는 성격에 모가 난 정도라 아니라, 괴팍 그 자체입니다..
홀리 모터스 (2012) 홀리 모터스 (2012)Holy Motors 감독 레오 카락스출연 드니 라방 (오스카 역), 에디스 스콥 (셀린 역), 에바 멘데스 (카이 M 역), 미셸 피콜리 (남자 역), 카일리 미노그 (에바 그레이스 역) 의 레오 카락스가 13년만에 장편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대중 관객들의 외면으로 오랜 시간 공백 기간을 가졌다지만, 여전히 그는 대중적이지 못하고 '자의식 과잉' 상태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여러 군데의 제작사에서 퇴짜를 맞았죠. 저 같아도 그럴 겁니다. 기괴하기 짝이 없거든요. 하지만 여기에는 레오 카락스만의 창의적인 진정성이 담겨있습니다. 영화는 오스카(드니 라방)의 하루를 따라가기만 할 뿐입니다. 그는 홀리 모터스의 의뢰를 받고 하루 동안 꼬박 '타인의 삶'을 살아냅니다. 사업가..
늑대아이 (2012) 늑대아이 (2012)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The Wolf Children Ame and Yuki 감독 호소다 마모루 평범한 여대생이었던 하나는, 강의실에서 우연히 만난 한 남자에 반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알고 봤더니 그 남자는 늑대인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에 콩각지가 씌인 하나에게 그딴 건 아무것도 아니었죠. 둘은 아랑곳 않고 열심히 사랑합니다. 그리고 딸 유키와 아들 아메가 태어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남편이 꼴까닥 죽고 맙니다. 늑대인간과의 러브스토리일 줄 알았던 이 영화는, 두 늑대 아이들을 키워내는 엄마 이야기자 가족극이며 전체적으로는 세 인물의 성장 스토리로 탈바꿈합니다. 극장에서 이렇게 울어보기는, 이 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가 작정한 신파통속극이었다면, 이 영화는 아기자기한 일상..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Masquerade 감독 추창민출연 이병헌 (광해/하선 역), 류승룡 (허균 역), 한효주 (중전 역), 장광 (조내관 역), 김인권 (도부장 역), 심은경 (사월이 역) 영화는 조선의 15대 임금인 광해(이병헌)의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모티브를 그대로 가져와서, 와 비슷한 모양새로 풀어냈으니. 각본의 탄탄함이 영화를 지탱합니다. 연출이 매끄러웠던 것도, 배우들의 연기가 유려했던 것도 우선적으로는 이 때문이죠.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 뭔지 아는 각본은, 감독이나 배우들을 헛갈리게 하지 않으니까요. 연출의 강단도 좋습니다. 묵직한 분위기 형성은 물론, 코메디로의 전환이 자연스럽고 씬의 밀도도 나름 탄탄합니다. 미술도 좋습니다. 그 동안 한국 사극 영화들의 미술..
피에타 (2012) 피에타 (2012) pieta 감독 김기덕 출연 조민수 (미선 역), 이정진 (강도 역) 한 영화 저널리스트가 '무식한 관객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패기 돋는 트윗을 날렸었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작품은, 재밌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명확한 대중 영화입니다. 그렇다고 충무로에서 찍어내는 때깔 좋고 쉬운 영화는 아니지만, 말하고자 하는 바를 풀어내는 방식은 김기덕치곤 상당히 대중적입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잔혹한 방법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채업자 강도(이정진 역)에게, 어느 날 '엄마'라는 여자(조민수)가 찾아옵니다. 강도는 점점 그녀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는데, 점점 잔인한 결말이 그들의 숨통을 죄어 오죠. 깜짝 놀랄만큼 유치했던 몇몇 대사들만 아니었다면, 훨씬 재밌게 봤을 겁니다. 하긴 어떤..
이웃사람 (2012) 이웃사람 (2012) 감독 김휘출연 김윤진 (송경희 역), 마동석 (안혁모 역), 천호진 (표종록 역), 김성균 (류승혁 역), 김새론 (유수연 / 원여선 역), 임하룡 (김상영 역), 장영남 (하태선 역), 도지한 (안상윤 역) 다들 아시다시피 강풀의 웹툰 이 원작인 영화입니다. 줄거리는 간략합니다. 열흘 마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를 근처의 이웃들이 으쌰으쌰해서 조지는 내용이죠. 그 안에는 가족극이 있고 서스팬스도 있고 스릴도 있고 눈물 겨운 신파코드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강풀식의 따뜻한 인간애와 유대가 이야기 바닥에 깔려있어, 훈내와 스릴을 둘 다 갖춘 유명 작품이죠. 영화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충실하게 원작을 고대로 재연해놨습니다. 아마 영화 보기 전에, 복습하는 셈 치고 웹툰을 다시 본 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2)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2012) 감독 김주호출연 차태현 (덕무 역), 오지호 (동수 역), 민효린 (수련 역), 성동일 (수균 역), 신정근 (대현 역) , 고창석 (석창 역) 조선시대판 입니다. 마카오 박 패거리들이 태양의 눈물을 훔치려 했다면, 이들은 서빙고에 있는 3만 여장의 얼음을 훔치려 듭니다. 이유는 '더워 죽겠어서'가 아닙니다. 얼음 독점권을 차지하여 부정부패를 일삼는 좌의정을 엿 먹이려는 덕무(차태현)의 복수시나리오입니다. 훔치려 드는 게 돈도 아닌 얼음이라 하니 신선할 수 밖에요. 실제로 조선 궁중에는 얼음을 보관하는 내빙고가 있었죠. 요즘같이 더운 날 왕한테 땀 뻘뻘나는 탕만 끓여줄 순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여름철에는 '얼음'이 금보다 더한 권력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어쨌건간에 얼음..